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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포토로그 공지




그리워하는 중입니다 Monologue





1.

일몰 후 아홉 번째 달이 떴고
그는 동쪽 식탁 위에 외가리처럼 놓인 촛대에 불을 붙였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그는 침묵을 사용하고 있었고
골동품처럼 지혜로웠다


2.

그때 폭설 속에 묻어둔 술병을 꺼내러 갔던
여자가 돌아왔고
그 여자가 데리고 온 낯선 공기는
순식간에 우리를 다른 차원으로 데려갔다


3.

인생이란 원래 뭘 좀 몰라야 살맛 나는 법


4.

아홉 번째 핫산이 돌아왔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그는 인생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가 사용하는 인생은 침묵처럼 두꺼웠다

5.

다시 아홉 번째 달이 뜨고
다시 시간은 골동품처럼 놓여 있고
다시 이야기는 반복된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 안현미, 카이로 중에서 -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페르소나 뒤로 숨을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이 밤, '적막한 홍수'를 나누어 건너다.
눈 머금은 구름 새로 하루가 흐르고

처마에 서린 은행나무가 흐르고

외로운 촛불이,
물새의 보금자리가 흐르고...




새로운 것을 상상하게 되고
.
.
.

그리고 모든 것이 복잡해졌다.
나는 어리석은 말들을 하기 시작했고,
당신은 내 말에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참을 수 없었다.

당신은 아직도 여전히 모르겠지...
내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떠나온 곳은 서로 묻지 않기로 하자.
버리고 온 계단은 헤아리지 않기로 하자.
그리고 몇 개의 계단을 더 버린다.
환승의 답을 버림이라 쓰자.




오늘 열리는 이 밤,
자신의 죽음을 아주 당연히 그리고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울거나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진리이고,
죽음이란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바로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우자(愚者)는 모양만 내다가고,
빈자(貧者)는 신세타령만 하다간다.

아서라!
단 한번뿐인 인생인데...





그렇다면 어른스러움이 주는 고통은 무엇일까.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그냥 그런데로 살아 갈 수도 있다.

없는 것을 만들려고 애쓰고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애쓰고
불편한 것을 못참아 애쓰고 살지만

때로는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또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사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그냥, 당신의 밤이 조금 특별해질지 몰라서...하는 넋두리.




편하다고 함부러 대하지 말고,
잘 해준다고 무시하지 말고,
져 준다고 만만하게 보지 말고,
늘 한결같다고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 말자.
사람마음 한 순간이다.


아무리 선하고 도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그것을 이루어 낼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갈등의 원인은 대부분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생각,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틀리다고 인식하고 상대를 대하게 되니
당연히 상대와의 대화도 거칠어지고 껄끄러워지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갈등은 생기게 되어 있다.

세상에 나와 생각이 똑같은 인간은 없기 때문에...




머리 속에 예쁜 말들이 많이 많이 있었는데
입으로 뱉어내면 철없는 소리로만 들린다.
옥구슬 구르는 소리처럼 맑게 살고 싶은데
"미움 받을 나이"가 되었다.

세상은 거울과 같다.
내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타인의 나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생에 외딴 섬은 없다'




나이를 먹으면 나아질 줄 알았다.
더 현명해지고 더 여유로워질 줄 알았다.
셈도 밝아지고 재산도 쌓일 줄 알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차고 넘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허기와 갈증만 쌓여갔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데, 티끌모아 티끌일 뿐이었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하늘의 뜻도 알게 된다고??...
다 뻥이었다.

불행하게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을 창조해 나가는 일이란다.
간결하고 소박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것이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게 문제.




넌 반드시 괜찮아질 거라고,
네 불안보다 너는 훨씬 크다고,
네 두려움보다 너는 훨씬 깊고, 넓고, 환한 존재라고.

나는 나에게 속삭이고 싶다.






잊지못할 그리운 파리의 밤,
그 낭만의 한 복판에서....






우리는 무조건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지상명령에 가려져
'어린아이다움을 간직하는 법'이 바로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닐까...

경계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늙지 않으려는 마음의 집착' 이며
세상의 흐름을 결코 따라갈 수 없으리라는 자격지심이다...




박효신 - 해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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