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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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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으로의 여행 Monologue


불교에선 욕망을 버리라고 하지.
다 비우고나야 모든게 채워진다.

난 뭔가를 원할 때 의욕이 생기던데
뭔가 갖고 싶은 건 좋은거라고 생각해.
그게 구두든 사랑이든...

문제는 마음이야.
갖고 싶은 구두를 못가졌을 때
분노를 느낀다면 그건 문제지.

인생은 힘든거야, 고통없이 성숙도 없어...

-영화, 비포선셋 중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도전하자~!

이젠 시간이 충분히 흐른 탓인지,
당신을 처음 알았을 때의 그 들뜬 감정은 어느 정도 가라 앉았어.

사랑이란,
쓰러지고 마는 감정이 아니기에
당신은 이 말에 어떤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몹시 기뻐...

변하기 쉬운 감정의 물결이
잔잔해진 다음에 찾아오는 것처럼
새로운 사랑,
확고한 사랑,
고통과 더불어 자라나고 더욱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부부, 혹은 연인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타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

저녁때부터 땅 속에 가라앉는 것 같은 우울에,
이유없는 무거움에 심신이 피로했어.
하품...같은 총천연색 겨울밤.
육안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이 나른한 순간이 지극히 감사해서 행복했어...
버거운 것이라면 그것에 대한 기억만으로 만족해야 할까?

나를 다시 집어 삼킬 것이 분명한 밤의 어둠 속에서
밤으로의 긴 여로가 아닌,
여백으로의 여행을 계속 할까해...

산책, 배, 바다, 부두...
그리고 편지를 주고 받았던 잊혀진 오랜 친구들...
무거운 커튼, 아름다운 눈동자, 바다를 그린 그림
(빈센트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야),
따끈한 커피 등등...나의 마음에 애착을 느꼈던 물건들은 많았지.
슬프지도 무기력하지도 않은 채
내가 그리고, 몽상하고 바라던 생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야.

폴 오스터의 말처럼,
세상은 내 머릿속에 있고, 내 몸은 세상 속에 있어.
오늘밤도 편안히...

잘자...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September,1888 빈센트 반 고흐作




길을 걷는다.

오늘따라 참 춥다.
따스한 온기 가득한 손을 꼬옥 잡고싶은 날이다.
그리고 내 곁에는 그 따스함이 함께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발소리 어울리며 걷는다.

오늘따라 참 예쁘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마음에 쏘옥 들어오는 얼굴.
모든 각도에서 세상에서 가장 예쁜건 아닐지라도,
가장 아름다워보이는 방향을 난 알고 있다.
내가 잘 알고있는 그 방향에서,
그는 찬란함보다 더 찬란하고
포근함보다 더 포근하게 빛이 난다.

오늘따라 참 많다.
무수히 빛나는 별빛들은
그들의 얼굴만큼이나 맑은 강물에
하나하나 조심스레 몸을 담고선
달콤한 치즈처럼 몸을 길쭉하게 늘리더니
우리에게 해맑은 인사를 건넨다.

그들의 인사를 한번씩 스쳐지나갈때마다
우리는 함께 하나씩을 주고받는다.
하루만 지나도 숨가쁘게 채워지는,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거운 일들을.

잠시 강물에 담금질 푸욱 하고나면
기쁘고 즐거운 일들은
물결에 둥둥 떠서는 푸르른 스케치북을 수놓고,
슬프고 화나는 일들은
서서히 가라앉더니 언제 있었냐는듯 사라진다.

그대와 함께 걷는 이 길은
실은 시간날 때마다 걷는 곳인지라
뭐 새로울게 있겠냐만서도,
함께 이렇게 걷고 있으면
평범한 일들도 특별해진다.
그리고 나서는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특별해져서
특별한 일들 가득한 하루도 평범한 일상이 된다.

잔잔히 흐르는 물결에 비친 두 개의 실루엣이
내겐 평범한 일상이자 특별한 하루.
내일 하루도 오늘만 같았으면.

함께 길을 걷는다.

-작자미상-



아를의 론강은 9월의 밤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1888년 2월에 아를에 도착한 반 고흐는 가장 아름다운 별밤을 9월에 그렸다.
자신의 외로움을 그림으로 풀어냈던 반 고흐는
그의 그림에 나타난 소용돌이치는 세상의 모습은
어쩌면 실제로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이 아닐까...

론강의 두 남녀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던 반 고흐 자신이 술에 취한것은 아니었을지...

'론강의 별밤'을 그렸던 반 고흐를 떠올리며 그를 기린다...






이소라,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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