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겉으로는 세도가의 정부인으로 살아가며
남자들을 유혹하는 이중 생활을 영위하는 조씨 부인.
한편, 과거에 급제했으나 관직을 마다한 채,
뭇 여인에 탐닉하고 시, 서, 화를 즐기는 이단아 조원.
말 못 할 첫 사랑의 상대이자 사촌 지간인 둘은 은밀한 사랑 게임의 동업자다.
조씨부인은 남편의 소실로 들어올 막 피어 나는 꽃봉오리 같은 어린 소옥을
범해줄 것을 조원에게 제시하지만 조원의 마음은 이미 딴 곳에 가있다.
9년간 수절하며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절녀 숙부인이 바로 그 상대다.
나름대로 신념을 갖고 선택적 삶(천주교도)을 살아가는 고고한 성품의 소유자
숙부인을 유혹하려는 조원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조선시대 최고의 바람둥이에게도 천하의 정절녀를 정복하기란 그리 녹녹치 않다.
결국 숙부인을 함락시키면 조원에게 조씨가 몸을 허락한다는 거래가 성사된다.
숙부인이 출석하는 천주학 집회부터 치밀하게 공략해가는 조원.
소옥과 옆집 권도령(조현재)의 풋사랑이 사태에 뜻밖의 변수를 더하지만,
게임의 더 큰 반전은 숙부인의 진심을 바라보는 조원의 가슴속에서 싹튼다.
숙부인이 거절할수록 조권은 더 갖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그것을 바라보는 조씨부인은 묘한 질투심이 일어나고.
조권을 피해 역병이 돌고 있는 강화 시댁으로 떠난 숙부인을
조권은 비를 흠씬 맞고 찾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필살기.
연경으로 떠난다며 할말이 있으면 묵고 있는 절로 오라는 말에
서신을 갖고 찾아간 숙부인에게 기습 키스를 하자 숙부인은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그리하여 숙부인은 사랑에 눈을 뜨고
조권은 다른 여인에게 못 느꼈던 쾌락 이상의 기쁨을 느낀다.
진정한 사랑을 느낀 조권은 숙부인과 연경으로 떠난다는 통보를 하자,
질투심에 사로잡힌 조씨부인의 계략으로 천주교도인 숙부인을
나라에서 잡아들이려 하자 숙부인 혼자 연경으로 보내고
조권은 남아 있어야 한다는 협상을 수락하게 되는 조권.
연경으로 떠나려고 마지막으로 찾아온 숙부인에게
모진 말과 행동으로 내치는 조권.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연경으로 떠나지 않고 강화로 돌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숙부인.
조씨부인의 계략으로 소옥에 대한 사랑에 눈이 먼 조현재는 조권과 숙부인과의
관계를 숙부인을 흠모하던 시동생에게 서신으로 전하고.
숙부인 시동생 칼을 맞고 강화로 가는 도중 죽어버리는 조권.
조권이 선물해준 매화가 수놓인 빨간 목도리를 하고
강물에 투신 자살하는 숙부인.
그리고 얼음 강물속에서 떠오른 숙부인의 붉은 색 목도리...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는 1782년 소설, '위험한 관계'에
바탕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몽,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과
같은 영화로 이미 미국과 프랑스에서 수차례 영화로 제작되었던
18세기 말 프랑스의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을
조선시대로 옮겨 영화화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리메이크 된 어느 작품보다 볼거리가 많고 훌륭한 영화다.
"이 몸은 그대와 새로이 시작하는 꿈을 꾸오.
하지만, 그럴 수 없다해도 무슨 상관이겠소...
내 그대를 통해.
이제야 비로서 사랑하는 법을 배웠는데...
눈만 감아도 당신 숨결이 내곁에 느껴지는데...
아직 늦지 않았다면, 날 용서해 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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