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4 그렇게 시작됐다
사랑의 시작은 그래요.
어떤 이상적인 호감의 대상이 한번 내눈을 망쳐놓은 이후로,
자꾸 내 눈은 그 사람을 찾기 위해 그 사람 주변을 맴돌아요.
한 번 본 게 다인데 내 눈은 몸쓸 것으로 중독된 무엇처럼
그 한 사람으로 내 눈을 축축하게 만들지 않으면
눈이 바싹 말라비틀어질 것 같은 거죠.
..중략..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그래요.
한 사람의 것만으론 가 닿을 수 없는 것,
그러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또 모자란 것,
그래서 약한 물살에도 떠내려가버리고 마는 것.
한 사람의 것만으론 이어붙일 수 없는 것,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
-끌림 중에서-
1994-2005
끌림, 이병률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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