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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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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살짝 흔들려 볼까요? Monologue


오늘날에 대개의 인간들이 실제 생활에 있어서 전진하려고 그렇게도
공포에 차서 노력하고 있는 것은 얼마나 유감인가.
사실에 있어서 그들은 자기가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를 명백히 알고 있지 않으면서...

-Hans Selgs-



'그리움' 자체가 그리워지는 날이 있다.
잊었던 마음의 열정이 모두 되살아 난다.
바로, 아버지다.

내가 유년기때 그러니까, 1975년.
어버지는 나를, '벤 테일러'라는 양복점에 자주 데리고 갔다.
마치 소공녀가 입을법한 레이스달린 블라우스와 투피스를 맞춰입힌것이 아버지다.
살롱이 아니라, 테일러에서 말이다.
아버지의 몸집은 거구셨다.
184cm의 100kg에 가까운 분이시고,
기성복이 맞지 않아서 모든 수트를 맞춰입어야 했기에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장녀인 나는 맞춰주는 양장을 입을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아낌없이 사다 주는 책을 읽는 것이 내 생활의 전부였다.

난,
나를 무제한으로 사랑하고
나의 모든 것을 무조건 다 옹호한 아버지를 신처럼 숭배했다.
나는 짜증이 많은 응석받이 어린애였다.
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새어머니와 아버지가 자주 말다툼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물질, 인간, 육체에 대한 경시와 정신 관념, 지식에 대한 광적인 숭배
그리고 나의 내부에서의 그 두 세계의 완전한 분리는 거의 영아기때부터 내 속에서
싹트고 지금까지 나에게 붙어있는 병인 것이다.

너무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
먼 데에 대한 그리움,
어디론가 멀리 멀리 미지의 곳으로 가고 싶은 충동은 그때부터 내 마음속에 싹튼 것 같다.
자유롭게...
그러나 운명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언젠가 기록했던,
우리의 의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자유롭지는 않다.

키에르 케고르는 말한다.
"어린애로서 즉 이데알리스트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지난(至難)한 일일 뿐더러 종종 파국을 가져온다"고.

어릴 때, 우리는 모두 초시간적이고 불사신이었다.
존재의 상처를 모르는 이상주의자였다.
성장한 뒤에도 어린 마음을 상실치 않는 이상주의자,
영원한 유아는 현실과 부딪칠 때 늘 생사를 건 모험을 하게 된다고.

모험을 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마음의 고향이, 이데아가 없다...




Love Actually, All You Need I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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