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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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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되어 주는 일 Monologue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귀천-




비가 봄을 노래하는 날엔
마루에 발을 올리고 앉아서 회색빛 마당을 바라보고
솩 솩 나무줄기가 휘게 부는 바람을 맞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
특히 꽤 큰 파초 나무잎이 흔들리는 것이 보기에도 유쾌하다.
저녁의 빛과 엷은 회색 하늘과 그 위의 구름이 아름답게 보일 듯 하다.

몇 방울의 알코올....
그리고 적당한 취기, 
내 세계는 자유로워진다.
확 트인 지평선, 파란 새벽,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아무것도 나에게 불만이 없다.
마치 이 새 주정(酒精)을 담는 주머니가 낡은 것임을 잊은 듯,
아무 어둠도, 회의도 없이 피어나는 마음의 오후다.

여동생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오른 쪽 발목을 접질렀나보다.
복숭아 뼈있는 곳이 욱씬 거렸다. 속상하다.
온갖 싫은 일들,
너저분하고 후줄그레한 일들,
시시하고 따분한 일들이 깔려 있는
운명의 아스팔트지만, 이 길이 끝이 안 났으면 하는,
혹은 또 한번 하는 의욕은 무겁고 기름진 삶의 욕구일 것이다.

니체가 말했다,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이 얼마나 숨막히고 무서운 말인가...
물같이 맑은 의식의 세계에서 한 마리의 호랑이로 살고 싶다.
이 풍경, 반칙인가? ㅎㅎ
그럼 좋아, 한 마리의 은빛연어로 살고 싶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물살의 저항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은빛연어들과
무언가를 이루고자 함에
세상의 시련을 고스란히 겪어내는 우리들...


이유없는 삶이란 없다.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안도현, 연어 중에서-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주는 일,
꿈을 꾸듯, 먹지 않아도 배부를 듯 할거야...
고마워, 배경이 되어줘서...





김동률, 사랑한다 말해도(feat, 이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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