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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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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Monologue




꽃게가 간장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 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다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 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안도현, 스며드는 것-


바라만봐도 설레는 날엔
눈을 감고 봄내음을 맡으며 꽃길을 걷자.
끝없는 회의의 숨가쁜 교차,
그리고 둔중한 단조,
이것이 생활의 리듬인가 보다.
될 수 있는 대로 감정은 질식시켜 버릴 것,
오로지 맑은 지혜와 의지의 힘에만 기댈 것,
이것이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곡예사인 것이다.

요즘, 늘 새벽녁에 잠에서 깨어난다.
시간이 흘러 가는 것을 느꼈다.
26년의 비행생활에 지친 친구는 직업에 질긴 욕망을 못 느낀단다.
객실승무원의 정년퇴임이 60세까지로, 5년 더 연장되었다.
사직하기로 했다고. 원없이 탔다고.
청년 실업률이 사상최악이라는 상황에 배 부른 소리한다고 타박을 줬다.
그들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회사에서 눈치를 주는 것도 아닌데...
아버지없는 딸래미곁을 지켜 줘야 한다나, 어쩐다나...
청춘을 고스란히 하늘에 바친 친구가 그랬다
비행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오로지 여행으로만 여행을 즐기고 싶다고.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비행을 하던 말던 자신의 의지문제가 아닌가...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

삶이란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삶이란 그래도 견뎌야 하는 것이다

-안도현,  연어 중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용서란 있을 수 없다.
상태의 완화, 또는 감정의 예리함이 무디게 죽는 경우는 있을 수 있으나
맨 의식 밑에서 우리는 결코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있을까?





김필, 청춘(feat, 김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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