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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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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heavy, nothing serious Monologue



한 번쯤은 할켜서 앙칼진 여자의
성깔머리 보여 주고 싶었다.

가라 가라 몸 안에서 떠 밀려
드디어 손 끝에 다달아
세상 앞에 드러난
세상을 향한 나의 저항

그러나 체질적으로
저항은 조그만 길어도 불편해
가위를 들여 대 잘라 버린다.

그것도 잘 다듬으면
날카로운 펜촉으로 도약
몸 안에 오래 고인 진한 울화 배어나
이 세상 어느 벽보판에 붉은 글씨 하나
남길 수 있거나

중심없이 흔들리는 세상을 겨냥한
화살촉으로 키워도 좋으련만
시원하게 입 한 번 떼지 못하고
묵묵히 고요히 목이 잘린다.

콕 찍어 피 한 번 내지 못하고
으윽하고 소리 한 번 치지 못한 채
유순한 침묵으로 굳어 잘리고 마는

그러나 미지의 세상을 향해
멈추지 않고 자라나는
여자의 숨은 반란.

-신달자, 손톱-



릴케는 자기보다 열 네살이나 많은 남편 있는,
남성적인 루 살로메를 왜 사랑했을까?
수 세기에 걸쳐 한 번 구라파에 나타나는 두뇌를 가진 여자라고 말한 니체의 평가 때문에?
아님, 릴케의 모성애 콤플랙스 때문에?

그들의 사랑에는 비본질적인 무엇이 있었을 것이다.
마술적인 것이 없는 모든 관계는 모래위의 성일 것이다.



덧,
여기서 잠시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정리해보면

사랑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담은 작품으로,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은 서로 사랑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 간다.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라는
첫 문장의 힘으로 그들의 사랑과 삶은 무거운 것일까?
가벼운 것일까?라는 반문은 소설을 읽을수록 계속된다.

'한번 사라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이란
하나의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그래서 그 인생은 아무런 무게도 없고 처음부터 죽은 것이나 다름없어서,
인간이 아무리 잔혹한 아무리 아름답게 살아보려고 해도
그 잔혹과 아름다움이란 것조차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밀란 쿤데라가 옮긴 니체의 말이다.
소설의 방향과 힘이 완성되는 부분이다.

등장인물들은,
무거움과 가벼움,
우연과 필연,
그들의 사랑으로 '그래야만 한다'를 소설은 보여준다.

마술처럼 신비스런 것은 필연이 아니고 우연이다.
사랑이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자면,
처음 순간부터 우연들이 사랑위에 내려 앉아 있어야 한다.
마치 성자 프란츠 폰 아시시의 어깨위에 내려 앉은 새들처럼.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에서-




어느새 다시 자란 길어진 손톱이 자판을 누르는데 불편함을 주었다.
예쁘게 길러, 빨강색 네일을 했었는데...
잘라야 겠다.
한쪽 팔이 없는 것처럼 몹시 불편하다.




Rachael Yamagata, falling in lov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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