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이름으로 동생이여, 너는 죽었다.
너다. 남이 아니다. 아, 불이 내 옷자락에 붙는다. 몸서리난다.
이것을 말하는 것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내가 두려워하던 일이! 라고.
오 이마를 신에게 내밀고,
큰 입을 한 희랍 가면을 쓰고
사람은 외친다. 너는 나를 망쳤나이다!
깊은 속에서 흘러 나오는 눈물은 이 땅의 무관심 위를 범람한다.
오 달콤한, 달콤한 생, 너는 죽었다!
-H.E.홀투젠, 동생의 죽음을 탄함-
보건소에 다녀오는 길이다.
혈압도 재고, 채혈도 하고.
갑자기 체중이 늘어나서 고민하던 차에,
상담선생님이 기초 대사증후군 검진을 제안을 했었다.
식이요법과 유산소운동으로 체중을 줄여야 한다.
요즈음 나는, 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다.
생의 의지와 죽음에 대한 불안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생의 거대한 의지를 소유하지 않은 자라도 죽음에 대한 불안을 가질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
미지의 어떤 것,
어두운 어떤 것에 대한 불안을...
알지 못하고 이해 못하는 무엇 앞에서 여자는 불안하고 두려워 한다.
이 심리적 불안은 육체적 불안보다 훨씬 거쎄다.
권태, 권태...
단조, 획일...
매일매일은 아무 새로운 사건도 제공해 주질 않았다.
항상 똑같은 일상, 똑같은 말, 똑같은 일기!
무위와 무념으로 꾸벅꾸벅 졸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다.
곧 모든 것이 지나갈 것이다.
생도 또한...
기다리고 있다.

정재형, A Day in Paris


덧글
인생수강님, 반갑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