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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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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II Monologue



사랑이란 오래 갈수록 처음처럼 그렇게 짜릿짜릿한게 아니야.
그냥 무덤덤해지면서 그윽해지는 거야.
아무리 좋은 향기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면 그건 지독한 냄새야.
살짝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
사랑도 그와 같은 거야.
사랑도 오래되면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처럼 어떤 우정같은 게 생기는 거야...

-정호승, 연인 중에서-





바닷물도 얼려버린 한파.
추운 겨울 밤이지만,
오늘 밤만은 희디 흰 눈이 새하얗게 쌓여서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에 풍경 소리를 들여주고픈 밤이다.
사랑을 찾아주는 풍경소리, 어때?

Radio, 혼자만의 생활,
외계와 차단된 생활(일본어를 배우는 일을 빼곤)....
지치도록 춥디추운 하루.
나의 일과(日課)와 일상성(日常性)의 의식을,
그리고 뒤덮고 있는 흐린 불투명한 안개를 오렌지 껍질을 씹듯이
한번이라도 놀라게 하고 싶다.

그러나 끝났다. 왜 끝났는지는 나도 몰라.
결별은 돌연 이유도 없이 우리를 엄습하는 감정인 듯 하다.
나 자신으로 파고 들어가, 나를 이룰 계절이 온 것인가...
권태와 어느 안정감,
소시민성 속에 자신을 고정시키려는 의도와,
또 그 의도의 무용함과 번거로움을 의식하는데서 오는 텅빈 공허함이
내 가슴을 찬바람 불 듯 지나갔다.
감정도, 애정도 다 떨어진 느낌...
감정, 애정, 국가, 나, 사회...
이런 단어들이 아무 연결도 없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결별은 쉬운 일, 그러나 그 다음이 항상 문제.
끊겠다는 의지는 끊는 행위와 같은 것을 뜻하는 것이다.
잊겠다는 의식만으로는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듯,
완전한 자유 의지는 아닌것 같다...




사람이 사람과 가까워지는데는 침묵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것 같습니다...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중, 니나붓슈만의 일기 중에서-








Elvis Presley, There's Alway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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