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라는 존재가 더 이상 반드시 갖고 싶은 대상이 아니게 되면,
여성 또한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여겨지지 않게 된다"
-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중에서 -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는 것,
뭔가 다른 것을 하는 것
이라는 해석을 함께 내려야 하며
그 다른 것이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도 찾아내어야 한다.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천국 같은 선함과 지옥 같은 타락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
자유가 있어야 하고 평화가 있어야만 한다.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에 의존한다.
삶은
늘 독수리의 눈으로 죽음의 들판을 훑어보는
그라피티를 닮았다.
목표를 잃는 것보다
기준을 잃는 것이 더 큰 위기다.
투쟁할 상대가 없으면 영혼도 약해지는 법이지.
무언가를 좋아하고 잘 하게 된다는 건,
다른 것을 절제하고 아낄 수 있게 된다는 뜻이야...
기다렸던, 비가 내린다.
눈물같은 여름비가.
반갑다.
서울은 흐림
시간은 느림
추억은 그림
그대는 흐림
서울은 흐림
생각은 느림
널 그린 그림
기억은 흐림
시간은 느림
추억은 그림
그대는 흐림
서울은 흐림
생각은 느림
널 그린 그림
기억은 흐림
휴식같은 휴식이 되길...
추억속에서 죽은 연인들의 목소리처럼 비가 내린다.
비가 되어 내리는 건 내 인생의 해후들.
오, 빗물이여!
음향의 도시 이 우주에서 성난 구름이 어르렁댄다.
뉘우침과 서러움이 옛 노래로 흐르는 이 빗물소리를 들어라.
아래위로 그대를 묶어놓는 이 인연의 줄이 내려오는 소리를 엿들어라.
- 기욤 아폴리네르, 비가 내린다 IL PLEUT -
'인디냄새'가 전혀 나지않는, 인디음악의 못(MOT)
음악은 시대를 닮습니다.
'러브 앤 피스'를 목청 높이던 시대에도
목숨보다 자유를 달라고 외치던 시대에도
음악은 각자의 시대를 고스란히 담은 채 존재해 왔습니다.
21세기의 음악 역시 21세기를 닮아있을 것입니다.
인디밴드 못(MOT)의 음악이 그렇습니다.
2004년 못(MOT)의 등장은 놀라웠습니다.
듣는 사람들마다
'이거 누가 만든 거야?'라는 반응이 앵무새처럼 똑같았습니다.
앨범 타이틀인 '비선형(Non-Linear)' 은 지하 연습실 곰팡이나 땀 냄새보다는
포르말린 액이나, 오래된 도서관 책 냄새가 더 어울리죠.
인디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점은
인디 팬들은 물론 일반적인 대중음악 팬들까지
흡수할 수있는 밑거름이 된겁니다.
보컬 이이언,
건반 이하윤,
기타 유웅열,
베이스 송인섭,
드럼 조남열로
이루어진 인디밴드, 못(MOT)

그룹, 못(MOT)
.
못(MOT)의 타이틀인 '비선형'은
상실에 의한 온갖 불안이 완벽히 조화된 세계입니다.
그에 따른 자학과 체념, 집착, 상실에 의한 슬픔, 비웃음들이
한 덩이로 뭉쳐 비선형적인 선율을 타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죠.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음습한 늪지대를 산책하는 기분의 노래들입니다.
노랫말 역시 그런 그들의 음악을 꼭 닮았습니다.
1집의 타이틀곡, '날개'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날씨와 어울리는 곡입니다.
감상해 보실까요?
우린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처음 보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지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처음 보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지
우린 부서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우린 차가운 바람에
아픈 날개를 서로 숨기고
약속도 다짐도 없이
시간이 멈추기만 바랬어
아픈 날개를 서로 숨기고
약속도 다짐도 없이
시간이 멈추기만 바랬어
우린 부서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우린 서툰 날갯짓에 지친
어깨를 서로 기대고
깨지 않는 꿈 속에서
영원히 꿈꾸기만 바랬어
어깨를 서로 기대고
깨지 않는 꿈 속에서
영원히 꿈꾸기만 바랬어
우린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처음 보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지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처음 보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지

MOT(못),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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